20260619 쓰레기집 클린업 사연자의 후기

2026-06-2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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‘김제동과 어깨동무’에서 클린UP 프로젝트(만 34세 이하 수도권 청년 대상 쓰레기집을 치워주는 프로젝트)

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, 저는 바로 제가 사는 집 곳곳의 사진을 찍고, 

영상도 찍어 신청 메일을 보냈습니다.


제 기억으론, 신청서(구글이나 네이버 폼이었던 것 같습니다)를 작성하고, 

메일로 추가서류 몇 개를 보내면 되는 것이었는데요, 

매우 간단하고 딱 필요한 서류들만 요구하셨기에 청소 전부터 마음이 놓였습니다.


신청이 승낙된 뒤로, 일주일간 제가 청소를 한 것을 인증해야 했고, 

청소 후에도 일주일간 인증을 해야 한단 설명을 들은 직후엔 이 과제가 제게 벅찰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.


그러나 창문을 열고 환기하는 인증샷만 올려도 칭찬을 해주셨습니다. 

또한, 집을 이 지경까지 만든 저를 나무라지도 않으셨습니다.


청소 당일까지 저는 집을 거의 치우지 못했음에도, 당일에도 저를 질책하거나 하시는 일은 없었습니다.


당일에는 ‘김제동과 어깨동무’측 활동가 두 분과 청소업체 분들이 오셨습니다.


저는 반려동물을 키우기에, 일단 반려동물을 지인의 집에 맡겨놓고 돌아온 후였습니다. 

그 후엔, 우선 활동가 두 분과 제가 간단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.


저는 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그리 싫어하지 않기도 하고, 

또한 활동가분들께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기에 - 같이 이야기를 나눌 카페도 제가 좋아하는 곳으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- 마음 편하게 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. 

어쩌다 청소를 할 수 없게 되었는지, 최근에 제게 일어난 일들,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는데, 다 경청해주셨습니다.


활동가분들이 돌아가신 후엔, 저와 청소업체 분들이 남았습니다. 

집을 정말정말 깨끗하게 치워주셨기에, 다 청소하는 데에 8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.


청소업체 분들은 저를 ‘왜 이렇게 사느냐’며 모욕하지도 않았고, 

오히려 나중에 혼자 청소할 땐 어떤 식으로 청소하면 될지 알려주시기도 하셨습니다.


저는 청소업체 분들을 거드는 수준으로 - 주로 버리시면 안 될 것을 깨끗해진 방 하나에 옮기는 식으로요 - 청소했습니다. 

혼자서라면 정말 죽어도 못 치울 만큼 많은 쓰레기들을 치워주셨고, 

제가 사적으로 고용했던 사설업체들에서 진행한 청소보다 훨씬 꼼꼼하고 깨끗하게 치워주셔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.


깨끗해진 집에서 며칠간 마음이 붕 뜬 것도 같았습니다. 

아마 쓰레기집에서 살다 청소를 했음에도, 원래(쓰레기집의 상태)로 돌아가시는 분들은 아실 감각이라고 생각하는데요.


내가 끌어안고 살아가던 불행이 사라진 느낌입니다. 

그 감각은 어쩌면 공허한 외로움, 집은 깨끗해졌는데, 정작 내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설계해야할지 모르는 막막함과도 같은 것 아닐까요?


쓰레기가 사라진 집에는 빈 공간이 남았는데, 저는 이곳에 다른 것을 채워넣으려 합니다.

꼭 잘 정돈된 물건들이 아니어도 좋겠지요. 음악 소리나 조명 빛으로 채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.


인생에 다시 없을 호의로 집을 치웠습니다. 그러니 앞으로는 더 잘 살아보려고 합니다. 정말 감사했습니다.